이재명 당대표,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찾아가는 국민보고회(대전·세종 편) 인사말
□ 일시 : 2022년 12월 13일(화) 오후 7시
□ 장소 : 대전 유성문화원
■ 이재명 당대표
여러분, 잘 계셨어요? 잘 계셨을 것 같지 않지만 잘 계셨다고 하니까 그래도 다행입니다. 반갑습니다. 여러 의원님들께서 미리 힘 있는 말씀 많이 해주셔서 저는 힘 덜 쓰도록 하겠습니다. 사실은 오늘 ‘국민보고회’라는 이름이기도 하고 제가 ‘국민 속으로 어떤가’, 이렇게 제안을 해서 국민 속에서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도 더 듣자, 이런 취지로 모임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가 오늘 오랜만에 천안의 중앙시장에서 시장에 오신 분들, 충남의 당원 동지 여러분, 그리고 전국에서 지지하시기 위해서 모여주신 분들하고 잠시 대화를 했습니다. 제가 언제나 느끼는 것은 왜 우리의 삶은 이렇게 팍팍한가, 우리는 참으로 많이 노력하고 또 우리 국가공동체에 헌신적인데 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은 주어지지 않는가, 그런 것입니다.
정말로 우리 열심히 살지 않습니까? 우리 특별한 잘못 저지르지 않고 국가 질서 잘 지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의 삶은 왜 이렇게 혹독합니까? 취직도 잘 안되지요. 우리의 잘못도 없이 갑자기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가지고 우리의 소득이 확 줄어들지요. 빚졌다고 우리의 이자율 부담이 너무나 높아져서 이제 쓸 돈이 없어요. 그렇지 않습니까? 그리고 명색이 선진국인데 온 세상 사람들로부터 부끄러움을 느끼게 됩니다. 누가 그러지 않습니까? 왜 부끄러움이 내 몫이라야 되는가. 경제도 어렵고, 민생, 우리의 삶 자체도 어렵고, 희망도 불투명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나을 것이라고 확신이 가지 않습니다. ‘내 자식에게 나보다 더 나쁜 삶의 환경을 물려주느니 차라리 낳지 말자, 그들에게 고통을 주지 말자’, 이래서 아이도 낳지 않잖습니까.
우리가 과연 이렇게 참혹하게 절망해야 될 만큼 우리가 무능하거나, 우리가 게으르거나, 우리가 힘이 없습니까? 그렇지 않죠.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결국 정치라고 봅니다. 정치가 해야 될 일이 있습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고, 국민으로부터 보수를 받고, 국민이 맡긴 일을 대신하는 이 정치. 이 정치가 국민을 위해서 작동하느냐, 사적 이익을 위해 작동하느냐에 따라서 국가의 미래는 전혀 달라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누구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습니다. 다 우리의 선택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그 준비를 제대로 못한 저와 같은 사람들의 부족함 때문이죠. 요즘 제가 ‘당대표’라고 하는 것을 누가 그러더라고요, 극한직업이라고. 제가 당대표 출마를 할 때 말리는 사람이 많았는데 말리는 이유도 참 많았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그 극한 직업을 뭐하려고 하려 그러냐.’ 그래도 의미 있는 것은 우리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이라고 하는 것을 조금이라도 만들어드릴 수 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여러분.
누가 그런 말씀을 하세요. ‘요새는 말하는 게 무섭다’, ‘혹시 압수수색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세무조사 당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걱정을 했습니까? 수많은 사람들이 목숨 바치고 피 흘려서 만든 이 민주주의, 몇 달 사이에 제가 보기에는 유신 이전으로 후퇴한 것 같습니다. 군사정권만큼이나, 또는 그 이상으로 불안해지고 있습니다. 숨쉬기가 점점 불편해집니다. 민주주의가 질식하고 있습니다.
‘경제는 나빠져도,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건 시장이 알아서 할 일이다’라고 방치합니다. 방치를 자유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진짜 자유가 뭡니까? 자신의 의지를 제대로 발휘하고 자신들이 소망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 공정한 환경 속에서 사는 것 아닙니까? 그냥 방치하면 어떻게 됩니까? 강자들의 전횡의 자유만 있는 것이죠. 약자들은 억압당할 자유밖에 없는 것이죠. 그것은 진정한 자유가 아닙니다. 진정으로 공정한 환경, 진정으로 미래가 있는 사회, 억압받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그런 환경들이 진짜 자유의 조건 아닙니까?
여러분, 2부에서 얘기하라고 하는데 제가 이 말씀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힘든 이유는 현재의 환경이 힘든 것도 이유지만, 미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미래의 비전과 꿈을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될 세상을 그리고, 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고, 그 길이 힘들고 정말로 고통스러울지라도 갈 수 있다는 용기, 함께 하자고 하는 연대의식, 그리고 반드시 갈 수 있다는 신념을 만들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그 첫 번째 길을 가는 사람이 바로 정치인들입니다. 좋은 환경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하지 않은 일을 해내는 것,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걸 만들어내는 것. 그것이 바로 정치가 해야 할 일이고, 그것이 우리 민주당이 가야 할 길이고, 그것이 앞에 계신 의원님들을 포함한 저와 함께 여러분이 같이 가야 할 길이겠지요? 여러분과 함께 그 길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이겨가겠습니다. 여러분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22년 12월 13일
더불어민주당 공보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