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기표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단독] "계엄 몰랐다" 진술만 듣고‥'판교 정보사 HID' 40여 명 수사 끝낸 '내란특수본'
12·3 비상계엄 당일, 정보사령부 산하 북파공작 특수부대·HID 요원 40여 명이 정보사 판교사무실에 집결했습니다.
요인 납치, 암살 등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에게 내려진 임무는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체포와 구금이었습니다. 부정선거 여부를 밝혀내겠다는 거였는데, 최정예 공작원들에겐 야구방망이와 케이블 타이까지 지급됐습니다.
기존에 이뤄진 검찰 조사에서 HID 요원들은 당시 상황에 대해 이렇게 진술했습니다.
[김OO/HID 요원]
"선관위 직원 30명을 체포하고 사무실에 구금하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선거를 조작한 범죄자들이며 우리는 정당한 공무를 집행하는 것이라고‥"
[유OO/HID 요원]
"문상호 사령관이 '이제 곧 계엄이 선포될 것이다. 선관위에 대한 부정선거를 우리가 밝혀내기 위해서 선관위로 간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월 국방부에 설치된 '내란 특별수사본부'. 박정훈 국방부조사본부장 이하 40명 규모로 꾸려졌지만 뚜렷한 수사 성과를 못 내고 있습니다. 이들이 내란 특검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39건에는, 이들 HID 특수요원에 대한 사건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그런데 MBC 취재 결과 국방부 내란특수본이 이들 HID 특수요원들에 대한 강제수사 없이, 이들을 피의자로 입건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방부 내란 특수본도 이들을 조사하긴 했습니다. 그러나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자격이었습니다.
참고인 신분으로 내놓은 진술들은 매우 구체적이었습니다.
진술 A : "목표는 출근하는 선관위 직원들이다."
진술 B : "판교사무실 근처 다이소에서 신발주머니를 사와서 선관위 직원 머리에 씌워보는 연습을 했다, 그런데 사람 머리에 들어가는 사이즈가 아니다 보니 당시 조장이 짜증을 냈다."
그러나 특수본은 이런 진술을 확보하고도 휴대전화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착수하지 않았습니다.
현장에 파견된 요원들이 "계엄 임무인 줄 몰랐다" "계엄이 뭐냐" 는 취지로도 진술했는데, 이를 토대로 내란에 적극 가담하지는 않았다고 판단한 겁니다.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 고위직들은 내란 특검의 수사로 기소돼 이미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달 21일 이들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재판부는(서울중앙지법 형사26부) 정보사 요원들이 계엄 선포 이전부터 김용현 전 국방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계엄령 선포에 대비한 정황을 범죄사실로 인정했습니다.
관련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이뤄졌는데도, 현장 요원들을 입건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겁니다.
이에 관해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는 "내란특검이 종료되고 종합특검이 출범하기까지 약 1년 가까이 이 사건을 적극적으로 다룬 수사기관이 없었다"면서 "시간의 한계나 증거 수집의 한계가 있었던 걸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한계 때문에 당사자의 '진술'에 기반해 수사가 이뤄져야 하는데, 자신에 관해 불리한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지 않았겠느냐는 설명입니다.
이 문제는 오늘 있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됐습니다.
법사위 소속 김기표 의원은 "선관위 직원 체포를 위한 구체적인 임무가 하달된 요원들인 만큼 충분한 조사가 이뤄졌는지 다시 짚어봐야 한다"며 "수사에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보완 조치가 필요하다"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박정훈 조사본부장은 "수사가 미진했다는 부분을 인정하고 무겁게 받아들인다"면서 "입건 전 종결된 요원들에 대해 다른 혐의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자신과 조사본부 구성원들은 군 내 내란에 대한 철저한 수사는 끝까지 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김기표 의원실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방부 내란특수본은 '내란'특검 등으로부터 넘겨받은 사건 39건 가운데 26건을 수사 대상으로 선정했지만 실제 수사를 진행한 사건은 9건에 그쳤고, 나머지 17건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넘기거나 자체 종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