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김기표 국회의원 국정감사 보도자료] [단독]채무자 수수료로 年 수억 챙기는 ‘외부 회생위원들’
- 개인회생 돕는 법원 지정 변호사
- 착수금에 月 변제금의 0.5% 받아
- 법원 소속 내부 위원은 수수료 0
- “전문 공무원 채용 제도화할 필요”
재정 위기를 맞은 채무자의 개인회생을 돕기 위해 법원이 지정하는 변호사 등 ‘외부 회생위원’들이 채무자들의 수수료로 매년 수억 원의 고소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에 허덕이는 채무자들이 변제액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추가로 납부하면서 외부 위원들의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외부 회생위원은 개인회생 신청이 급증하면서 법원 소속 공무원인 ‘내부 회생위원’만으로 채무조정 업무를 감당할 수 없어 2012년부터 도입된 제도지만 내부 회생위원은 수수료가 전혀 없는 만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다. 여기에 법원마다 외부 위원 배정 기준도 제각각인 만큼 전면적인 제도 손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 채무자 수수료로 연평균 수억 원 소득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기표 의원실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역 회생법원을 포함한 전국 14개 관할 법원이 2021년부터 2026년 8월까지 받은 외부 회생위원들의 예납금(착수금)은 218억9511만 원으로 나타났다. 외부 위원들의 착수금 규모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착수금이 200억 원이 넘는 만큼 전체 수수료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채무자는 외부 위원이 배정되면 법원이 변제 계획을 승인하는 인가 결정이 나기 전 착수금 형태로 15만 원(최대 3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 최대 60개월 동안 매월 갚은 금액의 0.5%(최대 1%)를 업무에 대한 보수 명목으로 지급해야 한다. 매월 200만 원을 변제할 경우 수수료 1만 원을 추가로 내야 하는 셈이다. 변제금이 커질수록 수수료도 그만큼 올라가는 것.
반면 내부 위원이 배정되면 수수료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같은 법원에서 회생 절차를 밟더라도 법원이 어떤 위원을 배정하느냐에 따라 추가 수수료 부담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위원 배정은 법원이 강제로 진행해 채무자에겐 선택 권한이 없다.
서울회생법원의 한 외부 위원은 2021년부터 올 8월까지 착수금으로만 세후 6억여 원을 받는 등 총 29억3779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같은 기간 근무한 외부 위원의 평균 보수액은 27억5343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회생법원에 위촉된 외부 위원 13명은 매년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6억 원대를 보수로 챙겼다.
법원은 수수료가 높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 10월 요율을 최대 5%에서 1%로 낮추는 처리지침을 개정한 상태다. 그러나 개정 요율이 적용된 올 2월 신규 위촉된 위원도 6개월 동안 2억4979만 원의 고소득을 올렸다.
● ‘복불복’ 위원 선정-법원마다 기준도 달라
법원은 채무자의 재산과 소득을 조사하고 변제금을 분배하는 역할을 맡는 위원의 내부 인력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2년마다 공고를 내 외부 위원을 선발한다. 그러나 법원은 명단과 보수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수억 원대의 고소득을 보장받지만 사실상 깜깜이로 보수 지급이 이뤄지는 것. 전국 총 49명의 외부 위원 중 재위촉을 통해 6년 이상 장기 근무하는 인원은 8명으로, 전체 16.3%에 달한다.
법원마다 외부 위원 배정의 채무액 기준이 다르다는 문제도 있다. 서울회생법원의 경우 총채무액이 1억5000만 원이 넘는 일반 급여소득자에게 외부 위원을 배정하지만, 수원회생법원과 부산회생법원은 채무액 3억 원이 넘어야 외부 위원이 배정된다. 인천지법은 채무액 기준 조항이 없어 급여소득자는 모두 내부 위원으로 배정된다. 수수료를 면제받기 위해 채무자들이 ‘법원 쇼핑’에 나설 여지도 있는 것.
김기표 의원은 “빚 갚기도 벅찬 회생 채무자의 변제금 일부를 민간 위원 수수료로 떼어 가는 구조가 공정한가”라며 “사법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은 국가가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다. 전문 인력과 업무 난이도가 문제라면 회생법원 확대 흐름에 발맞춰 ‘전문임기제 공무원’을 채용해 공적 심사 체계 안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