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55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제55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2013년 9월 9일 오전 9시
□ 장소: 민주주의 회복 및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서울광장)
■ 김한길 당대표
이석기 사건이라는 태풍이 한 차례 거세게 불고 지나갔다. 이 태풍이 많은 것을 흔들어 놓고 지나갔다. 상황을 다시 한 번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다. 어제 4.19 묘역 참배가 나라의 현실을 돌아보는 자리가 됐기를 바란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위해서 싸우고 있는 것인지, 우리가 맞서고 있는 세력이 우리의 근본이 어떻게 다른지를 되새기고 다시 한 번 우리의 의지와 각오를 다짐하는 계기가 됐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 싸우고 있고, 뿌리 깊은 반민주세력을 상대로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늘 새벽 천막에 앉아서 박근혜 대통령이 근사한 색의 옷으로 갈아입은 사진들을 봤다. 한복은 역시 언제 봐도 참 예쁘다.
박근혜 대통령이 독일의 메르켈 총리와 담소하는 사진도 봤다. 얼마 전에는 메르켈 총리가 나치수용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숙이고, 사죄하는 사진들이 우리 신문의 1면을 장식하기도 했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가 나치의 만행에 대해서 거듭 거듭 사죄하는 유일한 이유는 그가 독일의 국가수반이기 때문이다.
“나는 직접 책임질 일이 없으니 사과할 일도 없다.” 메르켈 총리는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참고할 부분이 있을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선진국의 정상들과 함께 하면서 국가정보기관이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을 때 대통령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와 만나기를 얼마나 언제까지나 거부할 수 있는 것인지 등등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면 앞으로 우리 정치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추석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다가오는 추석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따뜻하고 넉넉할 것인지를 생각하면 걱정부터 앞선다. 민주당은 추석을 맞이해서 이번 일주일동안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비롯한 민생챙기기에 나설 것이다. 일자리 걱정, 아이들 교육걱정, 보육 걱정, 가계부채 걱정, 전셋값 걱정 등으로 빡빡한 삶을 살고 계시는 서민과 중산층들에게도 추석이 마음으로나마 넉넉한 추석이 됐으면 좋겠다.
4대강사업 관련 비리 관련자들이 줄줄이 구속되고 있다. 4대강 전역에서 부정부패의 구린내가 그칠 줄 모르고 새어나오고 있다. 정부가 지난 6일 4대강 사업 조사평가위원회를 출범했지만 위원 구성을 두고 구설수가 많다.
위원들이 평소 4대강 사업을 미화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서 공정하고 신뢰성 있는 조사와 평가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에게 스스로 개혁안을 만들라고 해서 국민들로부터 셀프개혁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4대강 사업 비리에 대한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사람들에게 4대강 사업에 대한 조사와 평가를 맡긴다고 하니까 셀프평가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다.
지난 주말에는 우리 우원식 최고위원님의 아드님이 결혼식을 가졌다. 당원들과 함께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
■ 신경민 최고위원
지금 우리에게 어처구니없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검찰에 대한 것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갈 수가 없게 됐다. 최근 검찰에 대해서 ‘종북’이라는 브랜딩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새누리당측 사람들은 검찰이 도움을 준 게 없다, 오히려 해가 된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고 다니고 있고, 검찰총장에 대해서 전 정권이 인선을 한 사람이라는 얘기도 함께 하고 있다. 또 검찰에 대한 공사간의 약점을 후벼 파고 들어가는 일이 생기고 있다.
집권실세들의 검찰에 대한 판단과 생각이 그렇고, 여기에는 국정원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그 이유는 그 배경을 보면 원세훈 김용판 두 사람을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를 하고, 당시에 6월, 5월 그 상황에서 이 두 사람에 대해서 구속의견을 고집했기 때문이다.
지금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해보면 국정원이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반성하지 않고 있고, 반성하려고 하지 않고 있다.
이석기 의원에 대한 수사와 재판, 법과 절차에 따라서 철저히 진행돼야 하는 것 맞다. 이와 똑같은 논리로 국정원 댓글 사건과 국정원에 대한 문제도 법과 절차에 따라 진행돼야 한다. 국정원은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억지를 억지로, 불법을 불법으로 덮는 일 그만두고, 공작정치, 음모정치, 종북몰이 정치도 그만두는 것이 지금으로서는 최선의 답이 될 수밖에 없다.
■ 조경태 최고위원
후쿠시마 원전 사고지역의 방사능 오염수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지역 유출사건에 대해서 정부 측에 특단의 조치를 취할 것을 줄기차게 촉구해 왔다. 8월 12일에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국제적 제재와 감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낸 바가 있고, 8월23일, 8월 26일, 9월 2일 각각 최고위 내에서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정부는 늦었지만 최근의 후쿠시마 8개현에서 나오는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일본의 눈치를 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국민의 건강과 생명, 안전이다. 재차 정부에 촉구한다. 일본 수산물에 대한 전면 수입금지와 UN 등 국제사회에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에 대한 진상과 감시단 파견을 강력히 요청한다. 우리 정부가 직접 조사단을 파견하는 등 확실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이석기 사건과 관련해 말씀 드리겠다. 이번 이석기 사건을 계기로 종북 논란을 불식시키고 종북과 연결된 집단과는 단호히 절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북의 꼬리를 잘라내야만 새누리당의 종북전략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석기 징계안에 한 치의 미적거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 민주당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아야 한다. 국민 대다수는 이석기의 발언록을 보면서 단 하루도 국회의원으로서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한 단 하루치의 세비도 주고 싶지 않다는 것이 대다수 국민들의 생각이라고 본다. 국회법 절차에 따라서 국가 부정세력은 반드시 축출해야 한다.
국정원을 개혁하자 할 때는 우리가 힘을 모아야겠지만, 국정원을 해체하자고 주장하는 것은 부분적 무장해제를 주장하는 것과 같다. 국가를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이번 기회에 우리 민주당은 반국가세력과 철저히 단절해야 한다. 종북세력과 진보세력은 구분해야 한다. 건전한 진보는 자리매김해야 하지만 짝퉁진보, 얼치기 진보는 진보를 위장해 진정한 진보를 죽게 만든다. 튼튼한 진보와 보수의 좌우 날개가 균형을 잡게 만들어 국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석기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의원이 있다면 여야를 막론하고 무기명 비밀투표 뒤에 숨어있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석기를 옹호할 의도로 체포동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여야 의원들은 빨리 커밍아웃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수권정당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번 이석기 사건을 보다 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양승조 최고위원
서울시공무원 간첩사건의 전모는 국정원이 여동생을 폭력과 협박으로 회유해 서울시공무원인 오빠를 간첩으로 만든 막장 드라마였다. “김현희처럼 살게 해줄게. 오빠가 간첩이라고 말해”라며 탈북자를 간첩으로 매도한 국정원 계획, 주연의 조작사건이다. 언론보도에서 나왔듯 국정원이 간첩혐의로 제출했던 증거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억지였고, 유일한 여동생의 증언은 폭력과 회유, 협박으로 만들어낸 국정원표 정치적 테러였으며, 간첩이라는 잠재적 공포심을 이용한 신 매카시즘의 전형이다.
국정원 직원을 이용한 불법 대선개입, 그리고 남북정상회의록 불법유출에 이어 간첩사건 조작까지 이 모든 것이 국정원을 전면적으로 개혁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이석기 의원 사태를 확대재생산하여 종북몰이, 매카시즘으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에 나선 국민들과 제1야당, 시민사회의 목소리에 물타기와 여론호도로 정국을 몰아가고 있는데,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4대강사업을 철저하게 조사하고 검증하라고 만든 위원회가 결국 면죄부를 주기위한 위원회가 되어버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하루속히 4대강 찬동인사인 장승필 위원장을 사퇴시키고, 4대강 면밀하게 조사할 위원회를 다시 구성해야 한다.
지난 6일 정홍원 국무총리는 수자원, 환경, 농업 등의 민간전문가 15명에게 4대강사업평가위원회 위촉장을 수여했다. 그러나 말이 조사평가위원회 위촉장이지 그 실체는 하루라도 빨리 4대강 비리를 덮어두기 위한 독촉장이었다. 임명된 15명의 위원을 살펴보면 상당수가 4대강 사업에 찬동했던 A급 찬동인사들이고, 위원장에 임명된 장승필 서울대 명예교수는 그동안 4대강 사업을 적극적으로 옹호해 왔던 찬동인사 중에 한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생태계의 파괴와 녹조현상이 일어나는 환경파괴의 주범을 더 이상 좌시해서는 안 된다. 국민을 기만한 4대강 사업의 비리를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 4대강 사업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라는 대통령의 주문이 똑바로 진행될 수 있도록 조사평가위원의 재구성을 강력하게 촉구한다.
■ 우원식 최고위원
남북이 상봉장소에 대한 이견을 보이면서 지난 5일 이후 이산가족상봉 협의가 끊겼다. 남북 모두 그렇게 한가한가. 아니면 대결이 일상화돼서 무조건 상대방 의견을 무시하자는 것인가. 남측의 입장대로 외금강 호텔과 금강산 호텔에서 하든지, 아니면 북이 요구한 두 곳을 서둘러 시설점검을 하고 진행해도 된다. 그런데 이 문제를 끝으로 어떤 협의나 진전이 없다는 이야기만 들린다.
도대체 남북 모두 로또확률보다 더 어렵게 상봉당사자로 선정된 남북 이산가족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알기나 하나. 저희 어머니는 올해 97세다. 지난 2010년 10월 말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 때 60년 동안 생사조차 몰랐던 북에 있는 딸을 만났다. 이때 딸을 만난 최고령 할머니로 언론에 조명을 받은 분이 저의 어머니다. 그때 어머니를 모시고 금강산에서 난생 처음 누님을 만났다. 그때 그 심정 만날 때는 애간장이 끓는 듯한 반가움이 있었고 헤어질 때는 생이별의 참혹함이 있었다. 그래도 그 반가움이란 60년간 어머니의 품은 한을 다 녹일만한 것이었다.
그때 그 어머니의 심정, 그리고 북한에 혈육이 있는 동생의 심정으로 말씀드린다. 이산가족등록자 12만 8,842명 중 생존자는 7만 2,882명이고 이미 5만 5,960명이 세상을 떠났다. 등록생존자 중 90세 이상 생존자는 6,763명이고 80세는 2만 9,484명이다. 이분들을 포함해서 전체 등록자 중 최종 상봉자 100명 속할 확률은 불과 0.14%다. 그런데 25일 본 행사를 채 보름을 겨우 남겨두고 상봉장소 때문에 진도를 못나간다고 하니, 이 무슨 부끄러운 일인가. 빨리 협상을 재개하고 일정에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그때 상봉을 경험한 것을 토대로 남북협상 당국에 몇 가지 부탁한다.
상봉규정에 상봉자수를 과도하게 규제하고 있다. 신청에 응하는 쪽은 5명까지 상봉이 가능해서 그만하면 됐는데, 신청한 쪽은 신청자 한 사람만 상봉할 수 있게 돼서 신청한 쪽의 다른 가족은 상봉장에 갈 수가 없다. 그런 야박한 규정 때문에 94세의 노모는 평생을 기다려 온 두 번째 딸을 상봉장에서 만날 수 없었다. 이분이 저의 작은 누님이다. 큰 누님 곁에 살고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상봉장에 나오지 못했다.
이 무슨 야박한 규정인가. 이 야박한 규정 때문에 94세의 노모는 아직도 딸을 만나야 한다는 일념을 생을 참담하게, 그렇지만 꼭 만나야 한다는 일념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 지내고 계시다. 이 문제를 빨리 해결해야 한다. 지금 만나는 분들부터 그 가족 중에 상봉자 한 사람 말고 다른 가족이 있으면 만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꿔야 한다.
생사확인을 전면화하고 서신교환을 서둘러야 한다. 그 필요를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당장 어렵다면 상봉한 가족 간이라도 서신교환을 열어 달라. 97세의 어머니의 가장 큰 바람은 만났던 딸의 소식이다. 서로 주소도 알고 한번 만나기까지 했는데 그 이후로 다시 완전 두절이다. 이 문제는 이번 협상과정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애타게 가족을 찾는 12만 8,842명 중의 한 사람의 아들로서 진심으로 호소 드린다. 대립을 위한 대립, 생존에 목맨 대결을 중단하고 이산가족들의 타들어가는 심정을 생각해서 상봉행사를 차질 없이 진행해 달라. 애간장이 끓는다는 말이 있다. 상봉했던 가족들이 헤어질 때가 딱 그렇다.
이런 것들을 잘 고려해서 이 문제를 풀어주시고 현재와 같은 이산가족 상봉으로는 천륜지간인 부모의 자식 간의 상봉은 영원히 불가능하게 된다. 당시 상봉 때도 상봉 100가족 중 부모자식 간 만남은 우리 어머님을 포함해서 단 두 가족뿐이었다. 이산가족 1세대는 거의 끝난 상태다.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잘 고려해서 상시면회소가 얼마나 절박한 문제인지, 이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 박혜자 최고위원
보수는 부패를 망한다는 말이 있다. 보수를 표방하는 새누리당이 정권을 잡은 지 6년이 됐다. 그동안 부패에 자주 노출된 탓인지 감각은 좀 둔해졌지만, 보수정권이 퍼뜨린 부패는 사회 곳곳으로 썩어가고 있다. 마치 썩은 사과 하나가 사과상자에 있으면 다른 사과들까지 모두 다 썩게 하는 것처럼 지난 6년간 보수가 장악한 우리사회 이곳저곳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
오늘 출감한다는 만사형통의 이상득 전 의원의 각종 비리, 박근혜캠프의 좌장이었던 홍사덕 전 의원의 수뢰사건, 4대강비리, 대통령 사저비리, 함바비리, 올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국민들을 열 받게 했던 원전비리 등 권력형 비리를 무수히 봤다. 이런 권력형 비리로 인해서 우리나라의 청렴도 지수는 매년 떨어지고 있다. 보수정권 초기 39위에서 2011년 43위, 2012년에는 45위로 6계단이나 하락했다. 오죽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임명한 국민권익위원장이 한국사회는 구조적인 부패관행이 위험수위까지라고 말했겠나.
보수정권이 부패의 씨앗 중에서 가장 큰 걱정이 있다. 작년 청소년들이 부패인식 조사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청소년 중 40% 정도는 부자가 되려면 거짓말을 하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법을 무시하고 권력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다고 말했다. 교육을 생각한다면 얼마나 무서운 부패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무엇보다 한국사회의 구조적인 부패관행의 최고 정점은 국정원이 조직적인 대선개입을 통해서 대통령 자리까지도 부패한 자들의 입맛대로 세우려고 했다는 것이 아닌가 싶다.
정말 이 정도면 대한민국이 부패로 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정당이니 새누리당은 고위층에 대한 사법시스템이 작동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어느 외국인의 말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2013년 9월 9일
민주당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