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4차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741
  • 게시일 : 2014-04-25 11:46:48

제4차 최고위원-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회의 모두발언

□ 일시: 2014년 4월 25일 오전 9시
□ 장소: 국회 대표 회의실

■ 김한길 공동대표

세월호에서 숨져가는 이들에게, 아직도 생사를 알 수 없는 실종자들에게, 그 가족들에게, 그리고 모든 국민들에게, 대통령부터 야당 정치인들까지 국정에 책임이 있는 우리 모두는 사죄해야 한다.

바다에 반쯤 누운 세월호가 서서히 잠겨가던 두 시간 동안이나 그저 속수무책으로 시간을 보내고만 우리는 모두가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 나라가 내 자식을 버렸기 때문에 나도 이 나라를 버리겠다고 절규하는 어머니들에게 국정에 책임있는 사람들은 모두 용서를 빌어야 한다.

침몰 사고 이후 10일째인데도 아직도 우왕좌왕하고 있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모습도 여전하다. 국민에게 부끄럽고 죄송한 모습들이다.

박근혜 정부의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부터 정부를 제대로 감시 감독했어야 할 국회의원들까지 무엇보다 먼저 국민께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 그래서 저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대표해서 거듭 거듭 국민께 “죄송합니다”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라도 우리 모두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구조와 상황수습에 최대한 협력하겠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라도 자식 잃은 부모의 절절한 심정으로 여야와 박근혜 정부 모두가 하나로 총력을 모아서 안전한 나라, 사람 귀한 줄 아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대한민국을 개조하자고 말씀드리는 것이다.

북한의 4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남쪽의 온 국민이 큰 슬픔에 빠져 있는 때에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남북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악화될 것이고, 북한 당국은 그에 대한 엄중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경고한다.

최근 북한 적십자회가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애도를 표함으로써 인도적인 차원에서 예의를 지켜준 데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북한 당국은 핵실험이 아니라 동족의 아픔을 같이 하면서 평화와 공존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 안철수 공동대표

영국의 어느 시인은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 2014년 대한민국의 4월은 정말 잔인한 달이다. 참으로 잔인한 4월이다. 온 국민이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 또한 마찬가지다.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우리 아이들, 우리 부모 형제를 구해내지 못하는 무능이 부끄럽고, 위기에 대처하는 시스템 하나 제대로 만들어 두지 못한 무책임이 죄스럽다. 우리 정치는 헌법적 가치인 국민안전도 지켜내지 못했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반성하지 않을 수 없다. 고개 숙이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여러분께 정말 죄송하다.

“장관 딸이 아니면 살리지 못할 나라”, 진도여객선 침몰사고로 실종된 딸을 열흘 째 기다리고 있는 한 어머니께서 오열하며 하신 말씀이다. 이 분은 20대 때 삼풍백화점 사고를 겪었는데 부모가 되어 비슷한 사고로 딸을 잃게 될 줄은 몰랐다며 한탄하셨다. 그리고 경고하셨다. 지금 이대로라면 지금의 20대가 40대가 되었을 때 같은 재난을 다시 겪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서해 훼리호 침몰, 성수대교 붕괴, 대구지하철 가스폭발, 삼풍백화점 붕괴 등 사고가 일어났었던 1990년대 중반에 비교해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3배 정도 높아졌다. 대한민국은 잘사는 나라다. 선진국 문턱에 도달한 나라다. 하지만 정말로 잘사는 나라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정말로 좋은 나라는 아직 아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성과만 내는데 집중해서 포장만 그럴싸한 나라가 되었다. 하드웨어만 잘 만들고 소프트웨어를 무시하는 나라가 되었다. 그래서 위험관리와 위기관리는 ‘나몰라라’ 한 채 반복해서 비극을 맞는 나라가 되었다.

대한민국 헌법 34조 6항에는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다.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 것처럼 국가의 기본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다.

위험관리와 위기관리에 무심하다는 것은 안전에 관심이 없다는 뜻이며, 이는 인명을 중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의 목숨값이 천금보다 더 귀한 나라가 정말 좋은 나라다.

이제 슬픔을 넘어 안전사회, 인간존엄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 저부터 고민하고 또 고민하겠다. 어떻게 하면 세월호 침몰사고와 같은 일이 이 땅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인지 모색하고 실천하겠다.

■ 전병헌 원내대표

국민의 눈물이 대한민국의 하늘을 덮고 있다. 손 한 번 써보지 못하고 생떼같은 아이들을 떠나보낼 수밖에 없다는 것인지 참으로 죄인된 심정으로 오늘의 참담한 현실을 반성하고 성찰하고 다짐한다.

단 한명도 구조하지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능과 혼선, 청와대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라는 청와대의 무책임, 치킨과 라면으로 상징되는 공직자의 무사안일, 부패의 먹이사슬로 엮여있는 정부부처와 협회의 유착, 그리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구조에는 한없이 무기력한 대한민국 안전시스템. 이제 우리는 모두를 바꿔야 할 것이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사람이 먼저인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뼈를 깎는 각오로 대한민국의 안전 패러다임을 바꾸는 근원적인 개혁작업에 나서야 할 때다.

국회는 세월호 사고 이후 인명구조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는 그런 원칙을 가지고 모든 것에 협조하기 위해 유관 상임위 개최를 자제하고 법안소위 중심으로 운영을 해 왔다.

어제 원내지도부 간의 협의를 통해서 시급한 민생법안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기 때문에 다음 주부터는 국회 운영을 정상화하기로 하였다는 보고의 말씀을 드린다.

■ 신경민 최고위원

세월호가 침몰할 때 까지는 사고였지만, 긴급구조와 실종자 구조는 전적으로 정부가 저지른 사건이다. 지난 대선부터 국정원의 시리즈 사건으로 민주가 침몰한데 이어서 안전이 침몰해버린 국란수준의 대형 사건사고이다.

사후의 초기에 우리나라는 매우 위험한 나라로 보였다. 초동사실이 알려져 싸구려 배 들여와 제멋대로 고치고, 선장이 먼저 도망치고, 교통관제도, 비상전화도 처리하지 못하는 기본이 안 된 부끄러운 나라로 드러났다. 구조의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고 정부가 우왕좌왕, 갈팡질팡, 오락가락 하면서 믿을 수 없는 나라가 됐다.

땅 밑과 땅, 강과 바다, 하늘에 온갖 각종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우리 아이와 부모는 수학여행, 소풍, 캠프, MT, 오리엔테이션, 회식에서도 안전하지 못하다. 이번사고는 인재일 뿐만 아니고 관재이다. 동시에 정치가 관여한 정재이다. 예전에 수많은 사건사고 때 그랬던 것처럼 세월호 마저 세월에 묻어 버리고 흘려보낸다면 미래는 없다. 시간과 망각에 맡겨 망가진 채 놔둔다면 모두에게 떠나고 싶은 나라가 될 것이다.

지난 열흘, 진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나. 나눠먹기 인사 관행의 여파가 쌓여 전문성과 지휘가 사라지는 현장, 지금도 허둥대고 끌려 다니고 있다. 브리핑 제대로 할 만한 사람조차 안보였다. 장비는 첨단으로 좋아졌지만 이를 운영하는 사람은 20년 전, 30년 전 그대로였다. 정권과 정부의 홍보와 포장, 현장 통제와 상부보고, 책임회피와 면피, 심지어는 매도와 종북몰이가 횡행했다.

세월호의 비겁한 선장은 세월호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상하 도처에 있었다. 현장본부만 여러 개 맡는 것은 관료주의의 극치였다. 돈주머니와 알량한 권력을 흔들면서 전문가와 교수들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정보정치가 나타나고 있다. 사고와 구조에 관한 정보는 어디까지 공개한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사고와 구조 조기대응에 실패한 해경을 수사하지 않는걸 보면 벌써 수사 결과가 의심스러워 진다.

지금 악덕 선장과 사이비 선주에 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오랫동안 버젓이 움직이도록 놔둔 사람, 제도, 시스템에 대한 조사가 더 중요하다. 정치권과 정부는 구조에 힘쓰면서 동시에 사고와 구조에 진실, 책임규명, 혁명적 개선책을 논의하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논의는 몇 달 내지 1년이 결려도 충분히 해야 한다.

야당은 준비가 돼 있다. 여야는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향후 정치일정 진행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와 정부와 국가원수의 존재 이유이다. 그래서 바다가 안전해지고, 바다에서 이뤄진 것처럼 땅 밑과 땅, 강과 하늘이 안전해지고 나아가서 한반도가 안심되는 그날이 오면 운명의 날 4월 16일 아침방송을 듣고, 헬기소리를 듣고, 배안에서 구조 순서를 기다리다가 갑자기 다가온 죽음을 맞아 속절없이 숨져간 이들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아주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것이다.

■ 이용경 최고위원

세월호 사고로 소중한 생명을 잃은 분들의 명복을 빌고 심심한 위로를 보낸다. 이 사고로 어린 생명들의 못다핀 꿈과 수많은 아름다운 말들이 차디찬 바다 속으로 사라져갔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사연들이 우리를 죄책감에 고개 숙이게 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나면 이들의 희생과 아픔을 헛되게 하는 것이다.

어느 지인이 삼풍백화점 붕괴, 서해 훼리호 침몰 당시 신문과 작금의 세월호 참사 관련 신문을 펴놓고 비교해보고 그 보도 내용의 유사성에 놀랄 따름이라고 한다. 호들갑만 떨었지 우리 사회는 하나도 변한 것이 없다. 위기관리 능력이 전무한 정권, 국민의 공복임무를 망각한 공무원, 국민의 신뢰를 잃은 정치권 모두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다.

세월호의 이야기는 아직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겠고, 위기관리 능력을 반성하고 개선해야 한다. 사고와 피해의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철저히 물어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없게 해야 한다. 선주가 누구냐 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저희 새정치민주연합은 우리나라가 합리적이고, 효과적인 안전공동체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을 다짐한다. 총체적인 부실 가운데서도 주옥같이 빛나는 세월호 영웅들의 이야기가 아직도 우리 사회에 희망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 우원식 사고대책위원장

세월호 침몰 10일째 현재까지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다. 초동대처 실패에서부터 늦장대응이 낳은 비극의 10일, 사고난지 10일이 지난 어제도 구조활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또 부모들의 속을 무너뜨린 나라, 부모를 잘 만나야 한다는 한탄에 이어 나라 잘 만나야 한다는 한탄이 떠도는 현실이다. 참으로 답답하다.

정부는 사고 구조의 잠수사가 750명 활동한다고 발표하고 실제 현장에는 13명인 나라, 사고발생 직후에는 위기관리에 자신하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청와대는 발뺌하는 나라이다. 책임회피에 급급한 무능과 무책임의 3류정부가 대한민국을 비통함과 절망에 빠뜨리는 사이에도 안산 임시분향소에는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는 끝없는 조문행렬이, 팽목항 현장에는 전국에서 자원봉사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첫날 정부는 강병규 안전행정부장관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이고,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이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이라고 발표했다. 그런데 바로 그 다음날 정홍원 국무총리가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을 맡아 현장에 상주해 진두지휘한다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진도 방문 후 정 총리는 실종자 가족 면담 있고 나서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에게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을 맡겨놓고 떠났다.

같은 시기 박근혜정부가 위기관리 최고책임자로 맡겨놓은 안행부장관은 자취를 감췄고, 정홍원 총리는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 방문 때야 겨우 나타났다. 그리고 지금은 사고대책본부장은 이주영 해수부장관이라고 한다.

4월 16일 중앙재난대책본부장에 강병규 안행부장관, 중앙사고수습본부장에 이주영 해수부장관, 4월 17일 오전에는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현장에 상주해서 진두진휘하겠다고 이렇게 얘기했다. 대통령이 방문하고 4월 20일 오전에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의 정홍원 국무총리는 실종자 비공개 면담 후 떠났다. 4월 20일 현재까지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은 이주영 해양수산부장관으로 위임되어 있다.

4월 24일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이 도대체 사고대책본부장은 누구인가. 현장에 있겠다는 국무총리는 어디로 갔나 했더니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본부장은 해수부 장관이고, 총리는 필요시 지시한다고 이렇게 답변하고 있다. 그래서 물었다. 도대체 이 사태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인가.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청와대는 재난컨트롤타워가 아니다”이다.

2013년 6월 해양수산부가 작성한 해양사고선박위기관리 매뉴얼이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중앙사고수습본부 해양수산부장관으로 되어 있다. 그 위에 중앙안전관리위원회 국무총리로 되어 있고, 국가안보실 위기관리센터도 있고 가장위에는 대통령이 있다. 이게 어찌 청와대가 아니라고 컨트롤타워가 아니라고 하는가.

그런데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도 지금은 부정하고 있다. 이 끔찍한 재앙 앞에서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매뉴얼도 대담하게 부정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정부이다. 그럼 지킬 의사도 없는 매뉴얼은 왜 만들었나. 이러고도 청해진 해운과 세월호 선장만을 욕할 그럴 자격이 있나.

아무튼, 청와대는 책임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그런 것일 것이다. 기본적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에 실패한 사실마저 부정하고 싶은 것일 것이다. 제발 지금이라도 누가 지휘하고 있는지, 누가 책임자인지, 누구를 통해서 이 사태에 대한 질문을 해야 되는지 정해 달라. 국가의 의무를 다할 것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제발 응답해주기 바란다. 빨리 총책임자를 분명히 해서 빨리 구조작업을 마무리해주시라.

■ 천근아 연세대 소아정신과 교수

어떤 말로 위로될 수 없는 심한 고통을 겪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과 유가족들에게 송구스럽고,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참담한 심정으로 위로 말씀드린다.

사고 이후 10일째인 오늘까지 이 자리에 계신 모든 분들을 포함하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커다란 슬픔과 분노, 죄책감, 무력감에 빠져 지내고 계신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이렇게 슬픔과 분노에만 빠져있다면 우리는 또 다른 위험을 키우고 있을지 모른다. 그 위험은 이미 결과로 나타난 바 있다.

사고가 생긴 지 이틀 후, 국민들이 슬픔과 분노의 회오리에 휩싸여 있는 사이 구조된 생존자 중 한 분이셨던 단원고 교감 선생님께서 구조된 것에 대한 죄책감을 유서에 남기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을 우리는 맞닥뜨려야 했다.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도 구사일생으로 구조되었음에 기뻐하기 보다는 현재까지 엄청난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청소년기의 특성상 솔직한 감정이나 생각을 표현하기 상당히 힘들어하며 상담자에게 말하기를 거부하고, 이제는 괜찮다며 그 사건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며 회피하기도 한다.

1학년과 3학년 학생들 또한 사건이후 거리를 배회하거나 인터넷 공간을 헤매며 괴로워하고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다. 처음에는 선후배가 구조될 것이라는 소망을 담은 저녁 촛불집회를 하며 어른들보다도 훨씬 성숙하게 서로를 위로하고 희망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던 아이들이 이제는 점점 늘어나는 사망자 숫자에 절망스러움과 무기력감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사들은 또 어떤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봐야 하는 선생님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 또 최근 다시 진도로 내려오고, 행정업무에 시달리고, 죄책감과 슬픔과 무기력감에 아이들을 도저히 제대로 돌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 할까. 학교와 선생님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그냥 각자 알아서 집에서 지내고, 인터넷 공간과 거리를 배회하게 그냥 두어야 할까. 집단 트라우마의 가장 좋은 치유 공간은 같은 고통을 겪은 공동체 집단이다. 안산 단원고내에서 이런 치유 과정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국민 모두가 지원하고, 도와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

사건 직 후부터 단원고등학교를 폐쇄해야한다, 아이들을 다른 곳으로 전학 보내야 한다는 말이 있었을 때, 단원고의 학교 복원과 빠른 수업재개를 주장한 것은 학생이나 학부모, 교육청이 아니었다. 바로 학생재난심리전문가들이 학교와 교육청을 적극 설득해서 이뤄진 부분이다. 이것만이 유일하게 교감 선생님 자살사건과 같은 안타까운 추가적인 희생을 막고 아이들의 심리적 외상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인 것을 우리는 알기에 그렇게 적극 권하였다.

지난 공주사대부고 해병대캠프 사고와 부산외대 마우나리조트 사고에 투입되어 학생 재난 사태를 수습하고, 학생과 학교의 회복을 도왔던 정신건강위기개입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학생재난 이후 치유 공간은 학교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고, 그곳에서 서로 슬픔을 다독이면서 치유가 비로소 완성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원래 있었던 곳, 있어야 할 곳에 다시 나와서 함께 치유를 시작하고, 자신의 고통을 편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하며, 함께 슬픔을 나누어야 한다.

현재 200여명의 소아정신과 전문의들이 지난 사고 직후 첫날부터 학생위기개입전문가팀을 중심으로 하루도 빠짐없이 수십 명씩 조를 짜서 돌아가면서 학교를 지키고 있다. 아이들의 추가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적극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다.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도와주고 계시고, 교사들과 생존학생 부모를 상담하고 교육하고 있다. 이제는 교사와 학부모들도 전문가를 믿고 의지하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어제 24일, 사고 이후 고3 학생들의 첫 등교가 있었다. 물론 수업을 한 것은 아니다.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함께 애도와 치유의 장을 가졌다. 각자 교실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치유의 시간을 가지며 처음에는 매우 솔직한 표현을 힘들어 하다가도 한사람씩 감정을 표현하고 울먹이며 서로 다독였다. 너무나 힘들어하는 교사 옆에 전문가들이 함께하며 위로하고 격려했다.

제가 단원고 방문했던 날 안산에서 택시를 탔다. 단원고 학생을 자주 태웠던 한 택시 기사 한 분에 울먹거리며 비통함을 표현했다. 안산의 다른 구에 사는 고등학생이 중학교 동창이었던 친구의 장례식을 간다며 평소 다니던 병원에 와서 눈물을 쏟는다. 희생된 학생의 부모가 일하는 일터,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동생이, 24명의 단원 중학생이, 단원고 앞으로 지날 때 고개를 푹 숙이는 초등학생이, 학원 친구들과 학교 앞 문구점 주인들 모두가 다 유족이다.

안산시 전체가 슬픔과 죄책감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안산 단원고가 안산시의 슬픔과 비극의 상징이 된 이 애통한 상황에서 이 학교를 건강하게 회복시켜야 안산시가 다시 복원되며, 그래야 우리 대한민국도 다시 회복 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물론, 이 사건은 우리 국민들에게 국가시스템의 총체적 부실부터 리더의 비윤리성까지 무수히 많은 의제들을 던졌지만, 우리는 남아있는 생존자들과 학교, 그들이 속한 지역사회 회복을 위해 관심과 힘을 기울여야 한다.

세 가지 제안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현재 단원고의 교사들과 학생들은 일상을 다시 시작하는 것에 대해 커다란 죄책감을 갖고 있다. 우리 국민들이 그것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주고 그들 또한 이 사고의 피해자이며, 당사자라는 사실을 주지시켜서 그들이 제2차 트라우마에 시달리지 않도록 격려와 관심,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둘째, 관련 부서 및 교육청에서는 학교 보조 인력과 추가 교사를 하루 속히 파견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학생과 교사의 심리적 회복을 위해 학교에 상주하는 전담 스쿨닥터를 배치하여 학교를 회복시키는데 지속적인 지원과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가 절망의 상징이 아닌 희망과 치유의 상징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 주셔야 한다.

셋째, 부디 언론에서는 학교와 학생들에 대한 지나친 취재경쟁을 자제해주시길 당부 드린다. 학교 복원과 안산시 공동체 복원을 위해 전문가들의 권유로 어렵게 문을 열어 등교를 재개하는 아이들과 교사의 모습을 과하게 취재하지 않기를 바란다.이는 아직도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를 기다리는 실종자 부모의 다 무너져 내린 가슴에 못을 박고 상처를 주는 일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그래야하는 당위성을 알면서도 힘든데, 그 분들에겐 엄청나고 힘들게 분노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언론에서도 남아있는 생존자와 함께 슬픔에 빠진 단원고와 안산시, 더 나아가 전 국민 재차 상처 없이 잘 회복하고 치유해 나갈 수 있도록 기품 있고 엄숙하면서도 또 적극적으로 도와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 정균환 최고위원

세월호 참사로 순직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

사실 20여 년 전 서해훼리호 사건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저 개인에 대한 죄책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그때 제가 국회조사단장으로 가서 구체적으로 여러 가지를 확인했고, 다음에 이런 일이 없도록 하기위해 여러 가지 대책도 세웠다. 하지만 그것과 똑같은 현상이 그대로 벌어지는 것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하고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려서 제가 그동안 정신적인 멘붕상태에 빠졌었다.

그런데 이런 상황 속에서, 전 국민이 아파하고 답답해하는 이런 순간에 제 신상과 관련한 일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오늘 제가 말씀드린다.

어제 본인 트위터 계정에 제가 쓰지 않은 글이 게재되어 논란이 되었다. 그 계정은 2012년 총선 이후에 사용하지 않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누군가에 의해서 수차례 부적절한 글이 올라와 있었고, 그 사실을 어제 아침에야 당대변인실의 연락을 받고 알게 됐다.

상황을 파악한 후 트위터 계정은 즉시 폐쇄했고,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를 직접 방문해서 여익환 수사관에게 수사를 의뢰했다.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를 해서 반드시 그 범인을 잡아 처벌을 해주실 것을 강력하게 부탁드렸다.

참고로 제가 살고 있는 송파경찰서에 의뢰하려고 했는데, 제가 그때 여의도에 있어서 그 곳까지 거기에는 시간이 더 걸려 영등포경찰서 수사대에 의뢰했다.

2014년 4월 25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