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제3차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
제3차 비상대책위원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4년 9월 26일 오전 9시
□ 장소 : 국회 당대표 회의실
■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그저께 세월호 유족대표의 방문이 있었다. 부끄럽고 죄송한 마음에서 고개를 제대로 들 수가 없었다. 어제도 우리당 원내대표와 유족대표와의 진솔하고 진지한 대화가 있었다고 한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다섯 달이 훌쩍 넘었고, 아직도 10분의 실종자들이 가족들의 품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은 결코 유족들만의 일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고, 국민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청와대와 여당이 마치 남의 일처럼 무책임하고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하는 현실이 참으로 답답하다.
늘 말씀드렸지만, 세월호 문제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청와대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국민의 요구를 따르는 여당, 누구 탓하지 말고 ‘내 탓이오’하는 여당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여·야당 대표의 만남을 회피하는 여당 대표가 어디 있나. 지금 막바지 고비에 와서 꼭 필요한 대목에서 살살 피하고, 이런 비겁한 일이 용납된다고 생각하는가? 국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참으로 한심하고 답답하다.
자동차 한쪽 바퀴가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리 가속페달을 밟아도 앞으로 나갈 수가 없는 것이다. 제자리에서 계속 맴돌 뿐이다. 지금 청와대와 여당이 할일은 액셀을 밟는 일이 아니라 멈춰선 한쪽 바퀴를 움직이게 하는 일이라고 저는 생각한다. 그래야 정치가 복원되고, 그래야 국회도 정상화되고, 그래야 대한민국도 미래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박영선 원내대표
새누리당이 단독 국회를 강행하려는 그러한 노력만큼이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한 성의가 있다면 국민이 모두 편안하고 국회가 편안할 것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세월호 유가족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를 위한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한 그러한 법이다.
그런데 지금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마치 강 건너 불 보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과의 두 차례 만남을 통해서 기류변화가 있다는 보도를 접하셨을 것으로 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이 문제를 풀기보다는 이 문제에 대해 오히려 문희상 대표님 말씀처럼 피해 다니려 하는 듯한 그러한 인상을 주고 있다.
국회의장께서도 오늘 오전에 여야 원내대표의 만남을 주선하고자 했지만 그것이 잘 안 되고 있는데 그 이유가 여당 측에 있는 것으로 그렇게 저희들이 알고 있다. 새누리당의 국정현안에 대한 이러한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방기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서민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정말 힘들고 어렵다. 실질임금 상승률 0%, 그만큼 근로자들의 임금 인상이 낮다는 뜻이다. 전셋값, 아파트값, 이 아파트 매매대비 전셋값 비율이 1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04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에 원리금 상환 부담에다가 전월세 가격상승이 맞물려서 서민가계가 더 위축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17년이 되면 1인당 부담할 국가채무가 자그마치 1,300만원에 이르고 4인 가구 기준으로는 5천만 원이 넘어서게 된다. 서민들에게 너무나 가혹한 정부이다. 가난은 가난으로 대물림되고, 부는 더 많은 부로 대물림되는 불평등 사회, 단호히 차단해야 한다.
청와대 인사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 계속돼는 인사 참사의 책임, 김기춘 비서실장에 있다. 최근 김성주씨, 대한적십자사 총재 내정에 대해서 국민들의 불만이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국익은 안중에도 없고, 국격도 또한 안중에 없고, 대통령과 친한 사람들인지, 아니면 대통령의 문고리 권력에 아부한 사람들로만 국가운영을 하겠다는 발상인지, 대한민국의 미래가 점점 더 어두워지는 그러한 현실이다.
■ 정세균 비대위원
오늘로 세월호 참사 164일째이다. 어제 세월호 피해자 가족대책위에서 입장의 변화를 보였고 또 여야 간의 협상 시도도 있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의 성의가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는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성의를 가지고 대화에 응할 것을 촉구하면서, 아직 결론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지금 조성되고 있는 이 대화의 분위기가 천재일우(千載一遇)의 기회일 수 있다. 이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저는 정의화 의장께 간곡하게 부탁드리고 싶다. 만약 오늘 본회의가 일방적으로 열리게 되면 세월호 사태는 출구를 찾지 못하고 국회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여야 간의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의장께서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시길 바라고, 꽉 막힌 정국을 풀 수 있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해 주시기를 당부한다.
청와대 인사문제가 점입가경이다. 박근혜 정부 인사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는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무능인사’, 다른 하나는 제 식구 챙기기에만 급급한 ‘끼리끼리 인사’다. 이렇게 ‘무능’과 ‘제 식구 챙기기’로 규정이 되는데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의 인사와 경질 과정을 놓고 범법자의 피난처로 전락한 청와대를 ‘범인 은닉죄’로 고소해야 된다고 하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송광용 수석인사가 대통령의 ‘오기인사’였는지, 아니면 대통령까지 속인 ‘사기인사’였는지 분명히 밝혀져야 할 것이다.
이렇게 인사논란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새누리당 대선캠프 선대위원장 출신인 김성주씨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앉히겠다고 한다. 혹시 남모르게 헌혈을 많이 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누가 봐도 김성주씨는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걸맞은 전문성이나 경륜을 갖춘 분은 아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명백한 보은인사 내지는 낙하산인사가 아니냐.
박근혜 대통령이 관피아, 정피아 등등 새로운 말씀을 시작을 했지만, 사실은 이런 부분도 근절해야 되지만 더 근본적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 주위사람들만 전문성에 관계없이 중용되는 이런 인사가 정말 나쁜 인사다. 이것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국민 여러분께서 걱정하고 계시다. 여권 내부에서도 그러다보니까 이 인사는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인사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만약에 이런 사례가 더 누적된다면 결국 대통령의 권위는 추락하고 레임덕은 빨라질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점을 엄중하게 경고한다.
■ 박지원 비대위원
박근혜 대통령께서 UN연설을 통해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했다. 정작 국제사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위안부 문제 등 대일문제에 대해서는 우회적으로 넘겼다. 남북관계 연설마저도 대화나 교류협력을 강조하지 않음으로써 이번 연설이 ‘드레스덴 선언’과 ‘8.15 경축사’보다 후퇴되었다는 것이 국민 여론이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대북전단 살포가 부적절했다, 그리고 남북관계 정립을 위해서 5.24 조치 해제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요구’하고 있는 이때에 대통령께서 ‘통일대박론’은 말씀하시면서 구체적인 교류협력에 대해서 말씀하시지 않은 것은 이명박정부에 이어 다시 남북관계가 경직되어가는 것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하는 지름길은 오락가락 하는 대북정책과 현실성 없는 구호가 아니라 경색된 남북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남과 북이 신뢰를 회복 할 수 있는 진정성 있는 박근혜정부의 자세에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금융노조가 어제부터 철야 농성을 하고 있다.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는 금융노조의 입장은 한마디로 ‘공공기관 개혁에 동참 할 테니, 관치금융 낙하산 인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정희 군사정권 때도 모든 곳에 군인들이 낙하산을 타고 내렸지만 은행만은 그러하지 않았다. 어느 곳 보다 전문성이 요구되기 때문에 금융기관은 그러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제가 24일 금융기관 직장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산업은행 여자 행원 분은 둘째 아이를 가지셨는데 ‘산업은행이 공공기관 정상화 및 구조조정 대상으로 이제 출산비, 육아비 전체가 삭감된다고 하면 정부의 출산장려정책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셨다. 또 기업은행의 여자 행원 분은 ‘어머니를 모시고 세 아이를 기르는데, 국책은행이지만 열심히 일해서 1조 이상의 수익을 올려서 정부에 배당을 하고 있지만 일반은행보다 대우 면에서 훨씬 불이익을 받고 있는데, 어머니를 모시는 의료비, 아이들의 교육비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돼서 전액 삭감된다고 하면 일 할 기분이 나겠느냐’고 이야기를 했다.
금융공공기관의 개혁에 대해서 정부에서 제시한 50가지 중 25가지는 이미 시행하고 있고, 20가지는 금융노조에서 하겠다고 하고 있다. 오직 남아있는 의료비, 교육비, 육아수당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5가지를 정부와 협의하자고 하지만 정부에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올바른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해서도 공공기관의 구조조정에 대한 금융노조의 대화 요구에 응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한마디로 금융기관의 낙하산 인사 때문에 오늘의 KB 국민은행 사건이 났고, 반면 자체 내에서 행장을 배출한 기업은행은 1조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따라서 모든 분들이 낙하산 인사에 대한 병폐를 반드시 시정 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 문재인 비대위원
실질임금 상승률이 작년 2사 분기 이후 5분기 연속 낮아지다가 지난 2사 분기에 드디어 0%대로 떨어졌다. 실질임금 상승률은 참여정부 때 연평균 3.7%였는데, 이명박정부 때 연평균 0.14%,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고, 박근혜정부에서 조금 회복되는 듯 하다가 다시 이명박 정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많은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이 오히려 줄어들고 있고, 저임금, 비정규직 일자리가 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데도 박근혜정부는 서민증세로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렇게 되면 내수부진과 저성장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우리 경제의 성장 패러다임을 소득수준 성장으로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복지확대와 비정규직의 차별 해소, 최저임금 인상, 생활임금 전면 도입 등으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을 높이고, 내수를 살리는 성장전략으로 조속히 전환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
송광용 교육문화수석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대해 청와대가 내놓은 설명자료를 보면 박근혜정부의 고위직 인사난맥이 끝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그 설명자료에 의하면 송 수석은 자기검증질문서에 거짓 답변을 했고, 청와대는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답변 이틀 후에 임명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기검증질문서에 대한 답변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인사검증인데, 이틀만에 2백개 항목의 진실여부를 확인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답변을 받고, 이틀 만에 임명했다는 것은 인사검증을 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
송 전 수석은 정수장학회의 이사를 13년 동안이나 한 인물로 결국 대통령의 의중 때문에 인사검증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니 수첩인사의 실패가 끝없이 되풀이 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실패를 되풀이 하지 않으려면 대통령부터 인사시스템을 존중하고, 또 인사검증 결과에 따르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위직 인사 때 참여정부의 인사시스템과 인사검증 메뉴얼을 참고할 것을 청와대에 권고한다.
■ 인재근 비대위원
어제 부림사건이 33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다. 지난 5월에 ‘김근태 고문사건’ 역시 28년 만에 무죄판결을 받았기에 감회가 남달랐다. 그 누구보다도 노무현 대통령님께서 가장 기뻐하셨을 것이다. 아직도 수많은 부림사건이 남아있다. 모두 재심을 통해서 무죄판결을 받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지금 현재이다. 부끄럽고 치욕스러운 조작의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여전히 간첩조작이 자행되고 있다. 과연 이것이 우연인가, 실수인가. 아니면 다시 ‘조작의 시대’가 오고 ‘불통과 독재의 시대’가 온 것인가. 부디 우연이고, 실수이기를 바란다. 이 정권이 역사를 거스르는 정권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예산의 계절이 돌아왔다. 정부는 복지예산을 늘렸다고 연일 자랑하고 있다. 그러나 ‘악마는 디테일에 강하다’는 말도 있듯이 내용을 들여다보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예산은 315억에서 297억으로 18억원이 삭감되었다. 희귀 난치병인 루게릭병을 응원하는 아이스버킷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가 희귀성 질환 예산을 삭감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청와대와 김무성 대표의 분명한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
한편 아동학대 예산은 학대를 예방하고 피해 아동을 보호하기에 부족하다고 한다. 아동학대처벌특례법이 29일부터 시행된다. 특례법 시행을 계기로 2015년 아동학대 근절 원년을 만들어야 하겠다. 아동학대 관련 예산과 희귀 난치성 질환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적극적인 예산확보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요즘 출판계가 시끄럽다. 책의 계절, 가을이 와서가 아니다. 출판사 고위 간부의 성폭력 사건 때문이다. 유감이다. 직위를 이용한 성폭력에 출판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을 막기 위해 성폭력을 폭로한 피해 직원분의 용기에 우리는 경의를 표해야 한다.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 논어의 말씀이다. 허물이 있으면 즉시 고쳐야 한다. 정부는 직장 내 성폭력에 대한 예방 및 처벌 강화를 위한 보다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회도 노력해야 된다. 또 다른 ‘박희태’가 우리 안에 있는지 경계해야 된다. 국회의 철저한 자정노력으로 더 이상 국회의 망신이 없기를 기대한다.
2014년 9월 26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