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주민을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마라
주민을 정치적 수단으로 전락시키지 마라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달라지는 이중 잣대
주민은 이장우 시장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드는 정치적 도구가 아니다.
이장우 대전시장이 지난 11일, 대전·충남 행정통합을 위한 주민투표 실시를 행정안전부에 공식 요청했다. 이 시장은 "시민의 뜻에 반하는 졸속 통합은 하지 않겠다"며 오는 3월 25일을 투표일로 명시하는 등 구체적인 일정까지 제시했다.
겉보기에는 시민의 자기 결정권을 최우선으로 존중하는 결연한 의지로 비친다.
하지만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가 주도해 온 행정통합 과정을 되짚어 보면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7월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는 자신들이 주도한 통합법안에서는 주민 투표를 배제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든다는 이유로 시·도의회 의결로 절차를 갈음했다. 대의기관의 표결이면 충분하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민주당이 별도 법안을 발의하자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그토록 외면했던 주민투표가, 갑자기 '반드시 거쳐야 할 시민의 뜻'으로 둔갑한 것이다.
과연 그때의 주민과 지금의 주민이 다른 존재인가.
이장우 시장이 말하는 주민은 대체 누구를 지칭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평소에는 주민을 외면하다가 자신이 필요할 때만 주민을 내세우는 것은 주민을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 불과하다
이뿐 아니다.
시민단체가 주민투표를 요구할 땐 '국가 사무'라며 단칼에 거절하더니, 시의회 요구에는 정부에 주민투표를 요청했다.
사안은 같은데 누가 말하느냐에 따라 행정의 잣대가 널뛰고 있다.
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민의 목소리는 철저히 차단하면서도 주민의 뜻에 따르겠다는 이사장의 말은 궤변이고 억지이다.
이 시장은 현재 국회의 입법 속도를 두고 "졸속"이라 비판하며 서두를 일이 아니라고도 말했다.
그러나 24년 11월 공동선언문에서는 2026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통합 정부를 출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또 불과 한 달 전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는 이시장은 "충남과의 통합을 전광석화처럼 추진해 7월까지 대전·충남특별시를 출범시키겠다"고 장담했다.
조속한 추진 약속은 간데없고, 이제 와 국회 입법 속도를 탓하는 모습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정치적 공세를 위해 자신의 공언마저 부정하는 ‘발목잡기 정치'이자 전형적인 자가당착이다
그 때 그 때 달라지는 이시장의 말을 시민들은 신뢰하지 않는다.
행정통합은 백년지대계다.
360만 주민의 삶과 충청권의 미래가 걸린 중대사다.
이를 정치적 유불리를 따져 이용해서는 안된다.
진정 주민을 위한다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된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진정으로 주민을 위한다면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는 궤변이 아니라, 일관된 원칙과 진정성 있는 행정으로 답해야 할 것이다.
2026년 2월 11일
더불어민주당 대전광역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