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발언

전국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모두발언

  • 게시자 : 더불어민주당
  • 조회수 : 633
  • 게시일 : 2014-05-21 11:23:31
전국 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모두발언

□ 일시 : 2014년 5월 21일 오전9시
□ 장소 : 국회 대표 회의실

■ 안철수 공동대표

그저께 박근혜 대통령께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했다. 사고를 포함한 사고대책을 설명하는 담화였다. 그러나 먼저 말씀하신 ‘국가개조’라는 화두에 비해 미흡한 점이 많다.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다.

첫째,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 후에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 순서이다. 정확한 사고원인도 모르고 누가 책임져야 할 일인지 분명하지도 않은데 해경과 선사의 책임으로 먼저 규정해 놓고 서둘러서 대책을 내놓았다. 물론 해체하겠다고 한 해경에도 문제가 있고, 선사와 선장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참사가 과연 그들만의 책임이겠는가. 그렇게만 예단할 수는 없다. 사고가 발생한 시점부터 마지막 실종자를 찾는 순간까지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한다. 무엇이 문제였는지, 누가 잘못한 것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세우는 것이 순서이다.

둘째, 정부와 청와대 자신이 개혁의 대상인데 스스로 개혁안을 만드는 것은 맞지 않는다. 국회가 중심이 되고 국민이 참여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정부 조직의 재편이든, ‘김영란법’ 통과든 필요하다면 국회에서 국민과 함께 충분히 논의해서 개혁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정부 주도로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또다시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간다면 우리는 제2의 세월호 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셋째, 문제의 범위를 ‘해상재난’으로만 한정해서는 안 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 생명경시문화는 해상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상에서 사고가 났다고 해서 해경을 해체한다면, 육상에서 사고가 나면 경찰을 해체할 것이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있다. 그 정도로 이번 담화가 해상사고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이야기다. 시야를 사회 전반으로 확대해서 생활현장, 산업현장 뿐만 아니라 사이버 영역까지 포함한 사회 각 분야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난의 가능성에 대해 총체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넷째, 기존 조직이 가진 문제를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것만으로 해결하려 할 것이 아니라 조직의 전반적인 제도와 문화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안전 불감증은 결국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속도와 효율만을 중시하며 사람의 생명을 경시하는 나라가 아닌 사람의 생명을 가장 소중히 생각하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다섯째,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아무리 법과 제도와 조직이 바뀌어도 결국 실제 일을 하는 것은 사람이다. 대통령 본인 뿐 아니라 대통령 주위 사람들이 바뀌지 않으면 결국 예전과 똑같이 돌아가고 말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 말씀드린 것들을 포함해서 좀 더 철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다시 한 번 더 강조 드린다.

내일부터 6.4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 기간이다.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선거는 이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깊이 반성하고 성찰하는 선거이다. 선거기간 내내 겸손한 마음으로 국민 여러분 찾아뵙겠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부여당을 충분히 견제하고 비판하지 못한 점 사과드리면서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해야 하는지 설명드리겠다. 저희 당 모든 후보에게 단합된 지지를 보내기를 호소한다. 함께 해 달라. 고맙다.

■ 김한길 공동대표

내일부터 법정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오늘이 아니면 시․도당 단위에서 선거를 책임지게 될 위원장님들을 보기 어려울 것 같아서 이렇게 모셨다. 흔히들 선거는 민주주의의 축제라고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슬픔과 분노에 차 있는 지금, 선거 역시 축제일 수 없다.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스스로의 책임을 성찰하고 새로운 책임을 다짐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조용한 가운데에서도 유권자들께 알려야 한다. 물질중심 사회에서 사람중심 사회로 가겠다는 것, 사람 귀한 줄 아는 사회, 엄마들이 자식을 밖에 내보내 놓고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 국민의 생명권과 행복권을 제대로 지켜주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내겠다는 우리의 각오와 다짐을 유권자들께 제대로 전해드려야 할 것이다.

박근혜정부, 중앙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온 국민이 확인한 이상 유능하고 책임있는 지방정부를 꾸리는 일이 더 중요해졌다. 이번 지방선거가 더 중요한 선거가 된 것이다. 시․도당위원장들께서 조용한 건투가 있으시기 당부 드린다.

세월호 참사 36일째다. 아직도 17명의 실종자가 차가운 바닷속에 잠겨있다. 어제 진도 팽목항에서는 가족들이 실종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목 놓아 불렀다고 한다. 그분들의 절망적인 아픔을 온 국민이 함께 나누고 있다. 며칠 전 제가 만난 실종자 가족의 호소는 단 한 가지였다. “마지막 한 사람까지 꼭 찾아 달라”고 부탁하셨다. “어느 날 갑자기 수색이 중단될까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하셨다. 2학년 9반 여학생 어머니의 그 두려움이 그대로 제게도 옮겨왔다.

정권을 구하는 것이 우선일 수는 없다. 제가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고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통령의 눈물은 너무 늦었고, 대통령의 대책은 너무 빨랐다. 실종자 수습도 끝나기 전에, 진상조사위원회도 구성하기 전에 대책을 내놓는 것은 상처를 잘 살피지도 않고 처방을 성급하게 내민 셈이다.

대통령께서 세월호 참사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대한민국을 만든다는 것이 해경해체와 국가안전처 신설이었나. ‘소 잃고 외양간 없앤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철저한 진상규명 없이는 국가안전처 100개를 만들어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없다.

우리의 목표는 해양사고 재발 방지가 아니다. 사람귀한 줄 아는 사회,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자신과 청와대가 앞으로 어떻게 변하겠다는 말씀도 없었다. 청와대도 진상조사위 대상에 포함시켜 달라는 말씀도 없었다. 적어도 세월호 참사에 관한 한 정부는 개혁의 주체가 아니라 개혁의 대상인 것이다.

청와대는 각계의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제1야당의 의견을 구하지 않은 것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청와대가 말하는 각계가 어디인지도 저는 알 수 없다. 대통령께서 이미 해법을 다 말씀하셨다는데, 대통령께서 말씀 한 범국민적·범국가적 기구가 뒤늦게 왜 필요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요즘에 자주 하는 말이 있다. “국회만이 이 일을 할 수 있다” 대통령이 국민과 소통하려 한다면 국민의 대표인 국회와 소통하는 것이 그 첫 번째이다.

대통령께서 왜 이리도 성급하게 대책을 꺼내놨는지 의아하다. 일부의 지적처럼 이번 대통령의 담화가 두 주일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겨냥한 무리한 결단이 아니었기를 바란다.

■ 박영선 원내대표

세월호 국회, 오늘 긴급현안질문 이틀째 날이다. 어제 첫날 질의에서 국정원의 거짓말이 탄로 났다. 국정원은 뉴스를 보고 세월호 침몰을 알았다고 국회에 답변했지만, 총리는 세월호 선원이 국정원에 사고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상황을 알아보니까, 세월호 선원은 국정원 인천 지부에 이 사실을 처음에 알렸던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이 사실을 왜 숨기고 있는지 국정원의 거짓말에 의혹이 커지고 있다.

국정원이 언제, 몇 시 몇 분에 사고를 처음 알게 됐는지는 이번 사고 진상규명의 핵심이다. 이는 청와대와 대통령에 대한 보고시점, 지휘 체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 남재준 국정원장, 김장수 청와대 안보실장, 김기춘 비서실장은 무엇을 했으며 대통령에게 언제, 어떻게 보고를 하고, 어떤 지휘를 건의했길래 단 한 명의 생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국민적 공분과 직결 되어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 국정조사에 청와대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요구하는 이유이다.

배가 완전히 침몰하고도 6시간이나 지난 후에 대통령이 중대본을 방문해서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은 어찌 됐느냐”는 전혀 상황 파악이 안 된 질문을 하도록 만든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또 국정원의 거짓말에 대한 국민적 비판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다.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지만, 아직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지는 못했다.

오늘 시·도당연석회의에서 이렇게 만나 뵙게 되서 반갑다. 내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다. 국민들이 이 땅에 사는 것, 특히 우리 아이들이 어디 가서 어떻게 될까봐 매일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살고 있다. 국민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 아이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이번 선거를 통해서 확실하게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2014년 5월 21일
새정치민주연합 공보실